728x90

불티

 

                                  이동순

 

하루의 일을 끝내고

나는 마당의 가랑잎을 긁어모아

불을 놓았다 바람을 타고

어둠 속에서 점점이 번져 가는

불꽃은 아름다웠다

이 신비한 깃털을

우주는 그 동안 어디네 감추어 놓고 있었던가

나는 지금 우주의 황홀을

슬쩍 꺼내어 보고 있는것이다

이윽고 밤이되자

앞마당은 어둠에 잠기고

오직 찬란한 불꽃만이 내 앞에 있었다

도랑물에 삽을 씻고

담배 한 대 피워 물고

어둠 속으로 날아가는 마지막 불티를

나는 오래 오래 보고 서 있었다

불이 꺼지고

우주가 제 고운 깃털을 거두어

황급히 사라진 뒤에도

나는 장승처럼 우두커니 서 있었다

 

 

 

이동순:  경북 김천에서 출생. 경북대 국문과 및 동대학원졸업(문학박사)

           *1973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시로 당선 *1989년동아일보 신춘문예 문학평론 당선

           *시집 [개밥풀][가시연꽃]외 10권

           *2003년 민족 서사시[홍범도] 전 5부작 10권 완간함. [백석 시전집]편저

           *신동엽창작기금. 난고문학상. 시와 시학상 수상. 미국시카코대학 동아시아 학과 연구교수

           *현재 영남대학교 문과대학 국문과 교수.    

 

 

 

'국내 문학상 > 김삿갓문학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제5회 난고문학상 수상작  (0) 2011.02.06
제4회 난고문학상  (0) 2011.02.06
제3회 난고문학상  (0) 2011.02.06
제2회 난고문학상 수상작  (0) 2011.02.06
난고문학상이란?  (0) 2011.02.06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