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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백의 칼 / 문효치
그가 벤 것은
적의 목이 아니다
햇빛 속에도 피가 있어
해 속의 피를 잘라내어
하늘과 땅 사이
황산벌 위에 물들이고
스러져가는 하루의 목숨을
꽃수 놓듯 그려 놓았으니
일몰하였으되
그 하늘 언제나
꽃수의 꽃물로 가득하여 밝은 데
이를 어찌 칼이라 하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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