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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많이 짧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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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김종길씨(81)가 시집 ‘해가 많이 짧아졌다’(2004년)로 제8회 청마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돼 10일 경남 통영시민문화회관 소극장에서 시상식을 가졌다.

 

1947년 경향신문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한 김시인은 고려대 영문과 명예교수와 대한민국예술원 회원으로 활동하며 ‘성탄제’ ‘천지현황’ ‘시에 대하여’ 등의 영역시선집과 문학평론집을 펴냈다.

 

통영이 고향인 청마 유치환 선생(1908~1967)의 문학적 업적을 기리기 위해 2000년 제정된 청마문학상은 등단 20년 이상의 문학인 가운데 시·시조·문학평론 분야에서 매년 수상자를 뽑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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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상] 가을 / 김종길

 

 

먼 산이 한결 가까이 다가선다.

 

사물의 명암과 윤곽이

더욱 또렷해진다.

 

가을이다.

 

아 내 삶이 맞는

또한 번의 가을!

 

허나 더욱 성글어지는 내 머리칼

더욱 엷어지는 내 그림자

 

해가 많이 짧아졌다.

 

 

 

 

해가 많이 짧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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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상] 호랑이 발자국 / 손택수

 

 

가령 그런 사람이 있다고 치자

해마다 눈이 내리면 호랑이 발자국과

모양새가 똑같은 신발에 장갑을 끼고

폭설이 내린 강원도 산간지대 어디를

엉금엉금 돌아다니는 사람이 있다고 치자

눈 그친 눈길을 얼마쯤 어슬렁거리다가

다시 눈이 내리는 곳 그쯤에서 행적을 감춘

사람인 것도 같고 사람 아닌 것도 같은

그런 사람이 있다고 치자 그래서

남한에서 멸종한 것으로 알려진

호랑이가 나타났다, 호랑이가 나타났다

호들갑을 떨며 사람들이 몰려가고

호랑이 발자국 기사가 점점이 찍힌

일간지가 가정마다 배달되고

금강산에서 왔을까, 아니 백두산일 거야

호사가들의 입에 곶감처럼 오르내리면서

호랑이에게 물려가도 정신만 차리면 된다는

호랑이를 잡으려면 호랑이 굴에 들어가야 한다는

속담이 복고풍 유행처럼 번져간다고 치자

아무도 증명할 수 없지만, 오히려 증명할 수 없어서

과연 영험한 짐승은 뭐가 달라도 다른 게로군

해마다 번연히 실패할 줄 알면서도

가슴속에 호랑이 발자국 본을 떠오는 이들이

줄을 잇는다고 치자 눈과 함께 왔다

눈과 함께 사라지는, 가령

호랑이 발자국 같은 그런 사람이

 

 

 

 

호랑이 발자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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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BC 대구방송이 제정한 제2회 육사시문학상 수상자로 김종길(79) 시인이 선정됐다. 수상작은 시집 '해가 많이 짧아졌다'. 상금은 1천만원.

 

올해 신설된 신인상은 손택수(35) 시인의 시집 '호랑이 발자국'이 선정됐다. 상금은 500만원.

 

육사 시 문학상은 지난해 민족시인 이육사 탄생 100주년을 맞아 제정됐다. 1회 시상식이 치러진 뒤 올해로 2회째를 맞이하며, TBC대구방송이 주최하고 문화관광부·경상북도·안동시 등이 후원한다.

 

시상식은 10월 중 경북 안동 이육사문학관에서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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