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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아름다움 / 조용미


당신은 늘 빛을 등지고 있다
내가 만든 구도이다

당신의 아름다움은 객관적이어야 한다

당신은 당신 자신을 넘어서야 한다 더불어
당신의 아름다움은

윤리적이어야 한다

당신은 최종적으로 아름다워야 한다

당신의 아름다움은
빈틈없어야 한다

당신의 아름다움은
고독한 사건이 되어야 한다

당신의 아름다움은 나로부터 발생한다

당신의 아름다움은 내게 늘
가장 큰 시련이다

당신 뒤에는 빛이 있다
당신은 빛을 조금 가리고 있다

 

 

 

 

당신의 아름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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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회 고산문학대상에 현대시 부문에선 조용미, 시조 부문에선 이송희 시인이 각각 선정됐다. 

 

고산문학대상 운영위원은 지난 1년 동안 출간된 시집들을 대상으로 현대시와 시조 부문에서 각 100여명의 시인, 평론가들의 추천을 받아 심사에 들어갔다.

 

현대시 부문 대상을 받은 조용미 시인의 <당신의 아름다움>(문학과지성,2020)은 슬픔을 통해 삶이 어떻게 아름다워질 수 있을지를, 스스로 자신을 바른 자리에 두려하는 윤리적인 집요함이 돋보인다”는 점에서 심사위원들의 주목을 받았다. 

 

시조 부문 대상인 이송희 시인의 <수많은 당신들 앞에 또 다른 당신이 되어>(시인동네, 2020)는 가장 혁신적인 발상과 참신한 이미지를 토대로 문학적 완성도가 높은 시조를 창작하고 있다는 점에서 심사위원들의 주목을 받았다. 

 

‘고산문학대상 신인상’은 올해부터  미등단 문인들을 대상으로 한 공모제로 바꾸어 신인 등용문이 되도록 했다. 

 

공모제 첫해인 올해 신인상 응모 작품은 시부문 800여 편, 시조부문 500여 편이 들어왔으며, 예심과 본심을 통해 현대시 부문에서는 김일하의「먼지구름」이, 시조 부문에서는 장수남의「격렬비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시상식은 제20회 고산문학축전과 함께 오는 10월 9일 고산의 고택이 있는 해남읍 연동리 고산유적지 녹우당 백련재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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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수상자 : 조용미(1962, 曺容美)

 

2. 수상작 : 「검은 담즙」 외 7편

 

3. 심사위원 : 유종호, 천양희, 최하림, 김인환



검은 담즙 / 조용미


가슴 속에서 검은 담즙이 분비되는 때가 있다 이때 몸속에는 꼬불꼬불 가늘고 긴 여러 갈래의 물길이 생겨난다 나뭇잎의 잎맥 같은 그 길들이 모여 검은 내, 黑河를 이루었다

黑河의 물줄기는 벼랑에서 모여 폭포가 되어 가슴 깊은 곳을 가르며 옥양목 위에 떨어지는 먹물처럼 낙하한다

폭포는 검은 담즙으로 이루어져 있다

너의 죄는 비애를 깃들이려 한 것이다 生의 단 한순간에도 길들여지지 않는 비애는 그을린 태양 아래 거칠고 긴 숨을 내쉬며 가만히 누워 있다

쓸개물이 모여 生을 가르는 劍이 되기도 하다니 검은 폭포 아래에서 모든 것들은 부수어져 거품이 되어버린다 거품이 되어 날아가는 것들의 헛된 아름다움이 너를 구원할 수 있을까

비애는 길들여지지 않는다

너의 죄는 비애를 길들이려 한 것이니 幻이 끝나고 滅이 시작되는 지점에서 삶은 다시 시작되는 것을 담즙이 모여 떨어지는 黑河는 아름답다 그 아름다움을 지상에서 가장 헛된 것이라 부르겠다

지상에서 가장 헛된, 그 아름다움의 이름은 絶滅이다

 

 

 

당신의 아름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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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랑문화인협의회(회장 최동호)가 주관하는 제16회 김달진문학상 수상자로 시부문에 조용미(43), 평론부문에 강웅식(45.고려대 민족문화연구원 연구교수) 씨가 선정됐다.

 

수상작은 조씨의 시 "검은 담즙" 외 7편, 강씨의 평론 "한의 폭력에서 흰그늘의 생성으로". 시상식은 오는 9월 18일 김달진문학제 때 경남 진해시청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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