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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면장력 / 심옥남

 

 

침묵은 올록볼록 엠보싱

 

수만 평 공동묘지 한 구석에 어머니 아버지를 묻었어요

가난은 애장품

반은 오린 가슴에 반은 땅에 둥근 못을 쳤어요

파란만장의 너울도 몇 삽 흙으로 봉합해요

 

한 줄기에 한 송이 연꽃처럼 완성되는 무덤은

이생이 압축된 고전

태양이 작동되면 묘지엔 침묵의 밀도가 팽창되죠

푸드덕푸드덕 적막이 날아올라 허공까지 엠보싱

 

떠난 사람들은 미래의 어린이가 된다지

가이아의 품은 울울창창하지

공을 굴리고 비눗방울을 날리렴

 

두 손을 모아도 기도는 점점 더 척박해져요

오늘도 초인종을 눌러요, 제발

묵묵부답이 대답인 이곳

한쪽으로 폭삭 무너진 그리움이 쭈글쭈글해집니다

 

또 한 분 가난이 복제되는 공동묘지

소심한 묘비는 통성명도 나누지 않아요

 

하늘은 무덤을 방목하고

나는 유효기간 지난 구름을 거두어요

 

배롱나무 그저 누시울이 묽어요

 

 

 

나비돛

 

nefing.com

 

 

()신석정기념사업회(이사장 윤석정)가 수여하는 4회 석정촛불시문학상의 수상자로 심옥남 시인이 선정됐다고 30일 발표했다. 발표 하루 전 한겨레 신문사 특별실에서 열린 본상 심사에는 문효치 심사위원장, 정희성 심사위원, 김종 심사위원이 참여해 수상자를 확정했다.

 

신석정 시인의 첫 시집 촛불(1938)’의 간행을 기념해 등단 여부와 관계없이 신작시를 응모한 신석정촛불문학상수상자로 심옥남 시인이 작품 표면 장력으로 이름을 올렸다.

 

전북 임실 출생인 시인은 전주대 국문과를 졸업하고 1998전주일보신춘문예, ‘자유문학에 신인상으로 등단했다. 시집으로 세상, 너에게’, ‘나비돛등이 있으며 전북시인상을 받는 등 전북 문단에서 각광을 받아온 시인이다.

 

심사위원들은 공광규 시인의 시는 불교적 세계관을 바탕으로 깊이 있는 문예성을 빚으며 순정적 투명한 서정이 깃든 융숭한 내면적 성찰이 돋보이는 시를 창작했다고 평했다.

 

이어 심옥남 시인은 인간과 우주, 생과 사 등의 대칭적 상황을 한 화면에 융합시키며 또한 관통하고 넘나들며 형상화가 빼어난 시를 창작, 창의적 발상이 탁월하다고 말했다.

 

한편, 시상식은 923일 오후 3시 부안 석정문학관에서 열린다. 이날 오전에는 전국 규모의 신석정 시낭송대회가 개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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