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봄의 정치 / 고영민

 

 

봄이 오는 걸 보면

세상이 나아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봄이 온다는 것만으로 세상이 나아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밤은 짧아지고 낮은 길어졌다

얼음이 풀린다

나는 몸을 움츠리지 않고

떨지도 않고 걷는다

자꾸 밖으로 나가고 싶은 것만으로도

세상이 나아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몸을 지나가도 상처가 되지 않는 바람

따뜻한 눈송이들

지난 겨울의 노인들은 살아남아

하늘을 올려다본다

단단히 감고 있던 꽃눈을

조금씩 떠보는 나무들의 눈시울

찬 시냇물에 거듭 입을 맞추는 고라니

나의 딸들은

새 학기를 맞았다

 

 

 

 

봄의 정치

 

nefing.com

본 공모전에 당선된 작가께서 출간한 시집을 소개합니다.

 

 

 

(사)천상병시인기념사업회와 천상병시상운영위원회는 ‘제22회 천상병詩문학상’ 수상작으로 시인 고영민의 '봄의 정치'(창비2019)를 선정했다고 27일 밝혔다.

'천상병예술제'는 우리시대 대표적 순수시인이자 문단의 마지막 기인(伎人)으로 불리는 천상병(1930~1993년) 시인을 기리는 경기북부 대표 문학제로 (재)의정부문화재단에서 매년 후원하고 있다.

천상병시상심사위원회는 2019년 2월부터 2020년 2월까지 출간된 시집 가운데 데뷔 10년 이상 된 시인을 대상으로 역대 수상자를 비롯해 추천위원들로부터 20여 권의 시집을 추천받아 이 가운데 1차 예심을 통해 6권의 시집으로 압축했다.

이어 이달 초 본상 심사위원회를 열어 객관적이고 공정한 심사 끝에 고영민 시인의 '봄의 정치'를 최종 선정했다.

시집은 ‘죽음’과 ‘상실’이라는 주제를 집요하게 다룬다. 특히 어머니(아버지)의 부재(不在)를 다루는 시의 행간에는 그리움의 정동과 더불어 자기 앞의 인생을 ‘산다는 것’에 대한 깊은 사유의 힘이 느껴진다. 시의 언어가 절제되어 있고, 시행 또한 간소하다는 점 또한 빼놓을 수 없다.

고영민 시인은 1968년 충남 서산에서 태어나 2002년 '문학사상'으로 작품활동을 시작했으며, 시집으로 '악어', '공손한 손', '사슴공원에서', '구구' 등이 있다.

이와함께, ‘제2회 천상병동심문학상’으로는 이정석 시인의 동시집 '촛불이 파도를 타면(아동문학평론2019)'이 선정됐다.

‘천상병동심문학상‘은 '천상병예술제'의 외연을 확대하고 아이처럼 순수하고 천진했던 천상병 시인을 기리며 동시인들에게 창작의 의미를 더하기 위해 지난해 신설된 상이다.

자세한 사항은 의정부문화재단 홈페이지(www.uac.or.kr)를 참고하거나, (사)천상병시상운영위원회(02-972-2824)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728x90

 

 

반음계 / 고영민

 

 

새소리가 높다

당신이 그리운 오후,

꾸다만 꿈처럼 홀로 남겨진 오후가 아득하다

잊는 것도 사랑일까

잡은 두 뼘 가물치를 돌려보낸다

당신이 구름이 되었다는 소식

몇 짐이나 될까

물비린내 나는 저 구름의 눈시울은

바람을 타고 오는 수동밭 끝물 참외 향기가

안쓰럽다

하늘에서 우수수 새가 떨어진다

저녁이 온다

울어야겠다

 

 

 

봄의 정치

 

nefing.com

 

 

계간 시산맥과 지리산문학회가 공동주관하는 제7회 지리산문학상 수상자로 고영민(사진) 시인이 선정됐다. 수상작으로 반음계4편이 최종 확정되었다.

 

심사위원들은 "고영민의 시는 감격하고 감사하는 사람의 말로 쓰였다. 비유해서 말하건대 시행 하나하나가 감탄문이다. 영탄을 남발한다는 뜻이 아니라 꼭 필요한 만큼만 감탄하고, 그런 감탄만으로 시를 썼다는 뜻이다"라며 "그래서 말의 낭비도 없고 감정의 과잉도 없다. 제 있을 곳에서 터지는 말들이란 계절에 맞추어 피어나는 꽃처럼 아름답다. 그리고 그 꽃들이 다 다르다. 이 깊이에 보답하는 것이 심사위원들의 임무라고 여겨 수상작으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고영민 시인은 충남 서산에서 태어나 중앙대 문예창작과를 졸업했으며 시집으로 악어, 공손한 손등을 펴냈다. 시상식은 오는 915일 함양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릴 예정이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