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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음계 / 고영민

 

 

새소리가 높다

당신이 그리운 오후,

꾸다만 꿈처럼 홀로 남겨진 오후가 아득하다

잊는 것도 사랑일까

잡은 두 뼘 가물치를 돌려보낸다

당신이 구름이 되었다는 소식

몇 짐이나 될까

물비린내 나는 저 구름의 눈시울은

바람을 타고 오는 수동밭 끝물 참외 향기가

안쓰럽다

하늘에서 우수수 새가 떨어진다

저녁이 온다

울어야겠다

 

 

 

봄의 정치

 

nefing.com

 

 

계간 시산맥과 지리산문학회가 공동주관하는 제7회 지리산문학상 수상자로 고영민(사진) 시인이 선정됐다. 수상작으로 반음계4편이 최종 확정되었다.

 

심사위원들은 "고영민의 시는 감격하고 감사하는 사람의 말로 쓰였다. 비유해서 말하건대 시행 하나하나가 감탄문이다. 영탄을 남발한다는 뜻이 아니라 꼭 필요한 만큼만 감탄하고, 그런 감탄만으로 시를 썼다는 뜻이다"라며 "그래서 말의 낭비도 없고 감정의 과잉도 없다. 제 있을 곳에서 터지는 말들이란 계절에 맞추어 피어나는 꽃처럼 아름답다. 그리고 그 꽃들이 다 다르다. 이 깊이에 보답하는 것이 심사위원들의 임무라고 여겨 수상작으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고영민 시인은 충남 서산에서 태어나 중앙대 문예창작과를 졸업했으며 시집으로 악어, 공손한 손등을 펴냈다. 시상식은 오는 915일 함양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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