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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를 태우며 / 김순영

 

 

집안 가득한 먼지를 싸들고 둑 너머 냇가에서 불을 붙인다

등에 업은 찬 기운이 불꽃속에서 이글거리며 타고 있다

꿈틀거리는 짙은 어둠을 본다

명퇴한 아버지도 처진 어깨도

어쩔수 없는지.......

우려의 목소리가 갑자기 높아진다

밀폐된 공간에서 소리를 지른다

남 부끄러워 사방을 본다

이지메를 당한 기분이다

당당하게 얘기하던 목소리가 부드러워진다

설익는 감자의 서걱거림이 빠진 어금니 사이로 새어 나오고

작아지는 눈동자 속으로 불꽃이 톡톡 튀어 들어오고 있다

검은 망또 두른 사내가 가끔씩 경적만이 방황하는 가로등 앞에서

취한 듯 비틀거리며 길을 찾고 있다

사과상자 하나가 모습을 잃어가는데 안스럽기만 하다

별똥별 하나가 동쪽으로 길게 고리를 떨어뜨리고 있다.

 

 

 

 

정지용 시인의 시정신을 기리기 위해 동양일보가 주최하고 옥천군에서 후원하는 제3회 지용신인문학상은 시 쓰레기를 태우며를 출품한 옥천 출신 김순영씨(37·괴산읍 동부리)에게 돌아갔다.

 

지난 13일 권청사 부군수, 박효근 문화원장, 조철호 동양일보 사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군청 회의실에서 거행된 시상식에서 김씨는 당선패와 5백만원의 상금을 받았다.

 

이날 시상식에는 지용신인문학 상1·2회 수상자 김철순·윤승범 씨, 가수 이동원씨, 괴산문학회 회원 등이 참석해 김씨를 축하했다.

 

김씨는 군북면 증약리에서 태어나 삼양초등학교(28), 옥천여중(30)를 졸업했으며, 친정부모인 김현옥·황종님씨는 현재 옥천읍 금구리에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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