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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들방에서의 마지막 밤 / 김남용
행낭으로 건너왔다
군고구마 냄새가 자욱하다
아버지가 군불을 때시나보다
"춥지야? 기다리그라" 구들을 등지고 있으려니
참나무숯 같은 졸음이 밀려온다
방바닥은 황토빛깔로 달아오르고
갑자기 오줌이 마려운 나는
마당에 서서 뚝뚝 떨어져 내리는 새벽별을 센다
밤새 사령리를 품은 안개가 무지개빛을 띠기 전
나는 행랑을 비우고 약속처럼 떠나야 한다
머지않아 아버지는
이백년 묵은 구들을 들어내리라
"이제 니들도 다 컸은께 입식 해야제"
내년 고향길 구들방에 살 익을 걱정은
비오는 날 하늘을 나는 가오리연처럼 한가롭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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