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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와 비닐 / 배한봉
너도 알고 나도 안다.
심해에 사는 고래가
숨을 헐떡이며 해변으로 떠밀려 와 죽은 까닭을.
그런데도 우리는
과자의 비닐봉지를, 쇼핑비닐봉투를, 온갖 종류의 비닐을
날마다 쓰고
날마다 버린다.
온갖 색깔의 음모들, 땅에서도, 바다에서도
썩지 않는, 질긴 혀를 내민 권모술수들
생활 속에 뿌리를 감추고 번성해 무기가 되려는 욕망들
칼처럼 날카롭지 않으면서도
폭탄처럼 터지지 않으면서도 목숨을 죽음으로 몰고 간다.
나는 소화되지 않는 이데올로기를 본다.
버려져 없어지는 것이 아닌
주검이 되어 살아 돌아오는 끈질긴 욕망
아무런 마지막 비밀도 없고 끝도 없는
행로와 음모
이유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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