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구관조 씻기기 / 황인찬
이 책은 새를 사랑하는 사람이
어떻게 새를 다뤄야 하는가에 대해 다루고 있다
비현실적으로 쾌청한 창밖의 풍경에서 뻗어
나온 빛이 삽화로 들어간 문조 한 쌍을 비춘다
도서관은 너무 조용해서 책장을 넘기는 것마저
실례가 되는 것 같다
나는 어린 새처럼 책을 다룬다
“새는 냄새가 거의 나지 않습니다. 새는 스스로 목욕하므로 일부러 씻길 필요가 없습니다.”
나도 모르게 소리 내어 읽었다 새를
키우지도 않는 내가 이 책을 집어 든 것은
어째서였을까
“그러나 물이 사방으로 튄다면, 랩이나 비닐 같은 것으로 새장을 감싸 주는 것이 좋습니다.”
나는 긴 복도를 벗어나 거리가 젖은 것을 보았다
출판사 민음사와 계간 '세계의문학'이 주관하는 제31회 김수영문학상 수상자로 시인 황인찬(24)씨가 선정됐다. 수상작은 '구관조 씻기기' 외 54편이다.
심사위원단은 "언어에게 옷을 입히는 방식이 아니라 언어를 씻기는 방식을 통해 새로운 시적 경험을 선사하는 황인찬의 시는 예술적인 다양한 '방법론'을 지워 버리는 희귀한 '방법론'으로 최근 우리 시에서 볼 수 없었던 농도 짙은 개성을 드러내는 데 성공했다"고 평했다.
상금은 1000만으로 선인세 방식으로 지급된다. 시상식은 12월13일 오후 5시 서울 신사동 강남출판문화센터 내 민음사에서 열린다.
한편, 1988년 경기 안양에서 태어난 황씨는 중앙대 문창과를 졸업했다. 2010년 '현대문학' 신인추천으로 등단했다. 현재 동인 '는'에서 활동 중이다.
'국내 문학상 > 김수영문학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제33회 김수영문학상 / 기혁 (0) | 2021.07.04 |
---|---|
제32회 김수영문학상 / 손미 (0) | 2021.07.04 |
제30회 김수영문학상 / 서효인 (0) | 2021.07.04 |
제29회 김수영문학상 / 김성대 (0) | 2021.07.04 |
제28회 김수영문학상 / 김경주 (0) | 2021.07.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