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생 / 류인서
어떤 아침은, 아침임을, 속죄하고 싶어 한다.
그런 날은 마음 울에 가둬 기르던 양 한 마리 거친 들판으로 내몬다.
닦을수록 커지는 얼룩들의 창에는
산문적으로 두꺼워지는 안개와 안개가 만드는 묽은 풍경,
시든 예언처럼 쉽게 풀어져 창문마다 입술을 주는 배고픈 고백들,
불탄 나무 우듬지에서 새소리가 태어날 때
쫓겨난 숫양이 빈 들을 위로할까.
뾰족 파도를 닮은 초록 뿔이 그 양을 키워낼까.
종소리를 찾아 종탑으로 올라간 마을 아이들
돌아오지 않는데
제10회 지리산문학제가 10월 3일 함양관내 상림공원의 함양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다.
이날 시상식을 가질 제10회 지리산문학상에는 류인서 시인이 수상자로 선정되었으며, 수상작으로 류인서 시인의 「희생」외 4편이 최종 확정되었다.
지리산문학상은 지난 한 해 발표된 기성 시인들의 작품 및 시집을 대상으로 하는 심사제로 명실상부 문학상으로서 품격을 가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금년에도 지리산문학제는 계간『시산맥』과 지리산문학회가 공동으로 주관하게 되었고 전국적인 규모의 대표적인 문학상으로 도약하게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지리산문학상의 새로운 도약에 걸 맞는 수상자 선정을 위해 문인수 시인 등 심사위원들의 고심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오랜 격론 끝에 류인서 시인이 제10회 지리산문학상 수상 시인으로 선정됐다.
심사위원들은 “세계에 대한 새로운 감각과 익숙한 세계를 전복하여 펼쳐 보여주는 그의 장기는 경이로웠다. 얼핏 스쳐 지나갈 수 있는 소소한 일상의 이면을 섬세한 감각의 깊이로 재구성하는 능력이 매 시편마다 잘 발휘되고 있었다.”라고 류인서 시인의 작품을 평했다.
심사는 문인수 시인 외에 황인숙 시인 홍일표 시인이 맡았으며 각 시인의 수상작품과 수상소감, 심사평 등은 계간 시산맥』 가을호에 소개될 예정이다.
지리산문학상은 함양군과 지리산문학회에서 제정해 첫해 정병근 시인이 수상한 것을 비롯해 유종인, 김왕노, 정호승, 최승자, 이경림, 고영민, 홍일표, 김륭 시인이 각각 수상했다.
한편 이번 지리산문학상 수상자인 류인서 시인은 1960년 경북 영천 출생으로 2000년『시와사람』, 2001년『시와시학』신인상으로 등단하였다. 육사시문학상, 젊은시인상, 청마문학상 신인상, 대구시인협회상을 수상하였으며 2007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창작기금 수혜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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