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배원 / 권삼현
그동안 뭐 했냐고 묻지 마라
우체국으로 걸어간 봄은 온통 꽃 필 생각이다
울퉁불퉁 생긴 대로 볼품없는 세월
집배실 옆 차르르르 햇살 엎질러진 모과나무는 안다
향기란 어쩌면 제 몸을 뚫고 나오는 연둣빛 새순 같은 것
오늘도 백오십리길
꽃 소식 앞장세우고 배달 나가는 집배원
빨간 오토바이 휘청이도록 봄바람 분다
풀빛 연애편지는 내가 업어주고 싶은 것들
바람 불고 황사 자욱한 땅에 모과나무는
한 발 내딛을 때마다 꽃 필 생각이다
봄을 찾아 가다가 막막했던 모든 것들이 꽃길이다
번지가 지워진 봄날의 주소를 한 땀 한 땀 기워가며
환한 우표로 들여다보았을 그처럼
제 몸에 감춘 것들은 기다리다가 꽃이 된다
아침 오는 길목 푸른 물길 지피는 봄바람 속에
우리 살아가는 동안 봄날이다
꽃 피는 나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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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가 주최하고 금융위원회·은행연합회·금융투자협회· 후원, 신한은행 협찬으로 실시된 '제9회 대한민국 경제올림피아드' 시상식이 21일 오후 서울프레스센터 프레스클럽에서 열렸다.
이날 시상식에서 경제신춘문예 대상(금융위원장상)은 수기 '바람은 가끔 옆으로 분다'를 출품한 김정진씨가 수상했다. 금융경시대회 부문 대상(금융위원장상)은 'Fun&이자 플러스 정기예금'을 출품한 김용훈씨에게 돌아갔다.
우수상(신한은행장상)은 소설 '어느 교수로부터의 편지'(경제신춘문예)를 낸 채종성씨와 '반려동물노후보장보험'(금융경시)을 출품한 이영호씨가 각각 차지했다. 가작(신한은행장상)은 시 '집배원'의 권삼현씨와 '소액금융대출자의 저축률 향상을 위한 서민 대출저축상품'의 염경선씨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정찬우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이날 축사에서 "경제올림피아드는 금융상품 공모와 신춘문예라는 신선한 방식을 통해 국민들이 어렵고 딱딱하게만 느껴졌던 금융을 즐겁게 바라볼 수 있게 행사"라고 평가하고 금융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서진원 신한은행장도 축사에서 "일상 생활 속의 금융을 감동적인 문학작품과 창의적 아이디어로 풀어내 준 모든 참가자들에게 감사하다"며 "수상자들의 아이디어는 은행의 상품과 서비스에 적극적으로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홍선근 머니투데이 미디어 회장은 인사말에서 "국민들의 경제, 금융에 대한 이해를 높여 경제의 기반을 탄탄히 하고 건전한 금융소비 행태를 정착시키기 위해 시작한 경제올림피아드가 어느새 9회째를 맞았다"며 "참신한 아이디어와 뛰어난 작품으로 수상하게 된 수상자 모두 축하한다"고 밝혔다.
금융경시부문 대상을 차지한 김용훈씨는 수상소감을 통해 "작년 크리스마스 이브에 대상에 선정됐다는 연락을 받아 잊지 못할 크리스마스 선물이 됐다"며 "본인의 아이디어를 높이 평가해 주신 심사위원들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정찬우 금융위 부위원장, 서진원 신한은행장, 홍선근 머니투데이 미디어 회장, 수상자 가족들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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