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오라버니네 집
- 하 송 -
오라버니가 잠든 집은 채 한 평도 안되는 흙집이다.
해마다 6월이 되면 이름모를 새들이 와서 간간이 울고 가고 들꽃이 피어 향기로운 집묘비명 하나 없어도 쓸쓸하지 않은 집흙집 밖에는 오누이가 옛날 그대로 깔깔대며 웃고 있다.
오누이는 남매간이었지만 애인사이었는지도 모른다 오라버니 월남전 정글을 헤치면서 전진할때 이 동생 생각했다 했지요.
초소 위에 뜬 달을 보며 고향 생각 했다 했지요.
보내 주신 편지마다 오라버니의 사랑 묻어 났어요.
아, 그러던 그러던 어느 날한 줌의 재로 돌아 온 오라버니오라버니를 부등켜 안은 우리 가족들은 슬픔조차 가눌 길 없어 넋을 잃고 말았지요.
우는 것 조차 죄스러워서 두 손으로 입을 막고 눈은 감아 버렸지요.
오라버니, 사랑하는 오라버니 저의 큰 애가 엊그제 군대에 갔습니다.
얼른 군대에 갔다와야 사람 구실을 할 것 같다는 말에 믿음직했던 오라버니를 생각했지요.
오라버니의 월남전 이야기를 들려 줄 때 마다 눈빛이 초롱초롱 빛나던 그 애가 군대에 갔습니다.
삼촌처럼 훌륭한 군인이 되겠다고 당당하게 군대에 갔습니다.
오라버니가 잠든 집은 흙집이다.
문패 하나 만들어 주고 싶은 초라한 집 주인이 누구인지 아무도 모르는 집부르면 금방이라도 웃으면서 뛰어나올 것 같은 우리 오라버니가 잠든 집이다.
대문이 없는 집이다.
'국내 문학상 > 보훈문예공모'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0년 보훈문예 추모헌시부문 수상작 (0) | 2011.06.22 |
---|---|
제14회 보훈문예 최우수상 (0) | 2011.02.14 |
제14회 보훈문예 장려상 (0) | 2011.02.14 |
제14회 보훈문예 장려상 (0) | 2011.02.14 |
제14회 보훈문예 우수작 (0) | 2011.02.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