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 허공버스 / 김대호
허공은 만원버스다
발 디딜 틈은 고사하고 숨쉬기도 힘들다
곗돈 떼인 여자가 친정 언니에게 무선 전화를 한다
말을 내보내는 동안에도 여자의 몸은 점점 뚱뚱해진다
머리에 파일로 저장된 분노는
압축이 풀리면서 온몸으로 번진다
여자의 입에서는 속기로도 받아적을 수 없는 말들이 쏟아져 나온다
그 일부만 언니의 귀에 담기고 나머지는 허공을 탄다
다음 정거장에서
무단 질주하는 카 오디오의 고음이 승차한다
심지어 소리가 되지 못한, 그러나 충혈된 눈빛으로 읽을 수 있는
억울하고 치욕스럽고 한 맺힌 생각들 승차한다
잠자는 사람의 헛소리까지 보태진다
이제 허공버스는 멸균 안 된 말과 생각의 승객으로 인해 고약한 냄새까지 난다
무게를 이기지 못해 바퀴가 펑크가 날 지경이다
중력도 없이
비어 있다고 믿었던 허공
죽은 다음에 내 혼의 거처가 될 것이라고 상상한 그곳,
무색무취의 노선을 오가는 버스는 지금 만원이다
천강문학상운영위원회(의원장 이선두 의령군수)는 의령군 천강문학상 수상자를 결정했다고 6일 밝혔다.
군에 따르면 제10회 천강문학상 부문별 대상으로 소설 부문에는 박혜영(서울 은평구)의 <수취인 불명>, 시 부문 김대호(경북 김천시)의 <허공버스>, 시조에는 변현상(부산시 사하구)의 <뭐든지 다합니다>, 아동문학 부문에는 한광일(경기도 고양)의 <주황색 응원>, 그리고 수필 부문에 박금선(서울 관악구)의 <달팽이의 꿈>이 각각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각 부문별 우수상은 소설 부문에는 김민주(서울 송파구)의 <아주 가는 실 한가닥>, 시 부문 배두순(경기도 평택시)의 <황금송아지>, 시조에는 이영신(강원도 강릉)의 <소머리 국밥>, 아동문학 부문에는 양정숙(광주광역시)의 <감나무 위 꿀단지>, 그리고 수필 부문에 김영미(경북 경주)의 <슬픔의 무게>가 영광의 주인공이 됐다.
제4회 의령군 청소년 천강문학상 대상은 초등학교(저학년부) 부문 용덕초등학교 박예명 <매미>, 초등학교(고학년부) 부문 부림초등학교 박서희 <나리꽃>, 중등부 부문 신반중학교 이린의 <코피 스터디>, 고등부 부문 의령여자고등학교 김고궁의 <天地救軍,천지구군>이 영광을 차지했다.
특히 소설 대상을 수상한 <수취인 불명>은 우체국 직원인 주인공이 외국에서 실종된 남편을 찾기 위해 그 행적을 추적하는 소설로, 치밀하고 정교한 소설적 요소들이 만들어낸 ‘빛나는 소설’이라는 평을 받았다.
지난 6월 1일부터 7월 31일까지 2개월 동안 5개부문(시, 시조, 소설, 수필 ,아동문학)에 걸쳐 공모한 천강문학상에 역대 최다 인원인 1007명 5,111편의 작품이 응모되었다고 밝혔다.
분야별로 보면 시에 276명 1930편, 시조에 113명 791편, 소설에 161명 272편, 아동문학에 254명 1,512편, 수필에 203명 606편이 접수되었고,
시상금은 소설 부문 대상 1000만원, 우수상 500만원, 시와 시조, 아동문학, 수필은 대상에 각 700만원, 우수상은 각 300만원이다.
한편 시상식은 홍의장군 곽재우 탄신일인 오는 26일 오후 2시 의령 군민문화회관 대공연장에서 있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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