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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나그네 / 하수현

 

 

 

 

 

 

 

 

 

 

 

 

 

 

 

 

 

제1회 김만중문학상 수상작품집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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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적으로 높은 작품 수준, 작품상 취지 잘 살린 것으로 평가

 

남해군이 우리나라 문학사에 큰 업적을 남긴 김만중 선생의 작품 세계와 국문정신을 높이 기리며, 유배문학을 전승.보전하고 한국 문학발전에 기여코자 공모한 제1회 김만중 문학상 수상자를 발표했다.

 

지난 5월 18일부터 전 국민을 대상으로 9월 17일까지 4개월간 공모해 510명 2763편이 공모돼 전국 문인들의 관심을 집중시킨 가운데, 문호성(부산 동구) 씨의 장편소설 '육도경(六島經)'이 대상을 차지해 5000만 원의 상금을 받게 됐다. 금상은 시, 소설, 수필, 희곡, 아동문학, 유배문학특별상 분야로 나눠 10명이 선정됐다.

 

금상 수상작을 분야별로 보면 △시, 하수현(포항) 씨의 '겨울나그네', 공광규(경기 고양시) 씨의 '지족해협에서'△소설, 유연희(부산 금정구) 씨의 '날짜 변경선', 정희성(인천) 씨의 '백지에 대한 지질학적 탐구' △수필, 송명화(부산 동래구) 씨의 '화선(火仙)' △희곡, 이원희(서울 은평구) 씨의 '줄탁', 이주영(서울 용산구) 씨의 '그녀의 손가락' △아동문학, 김은중(경기 고양시) 씨의 '도둑왕이 도둑맞은 것', 이우식(충북 제천시) 씨의 '실뜨기 놀이' △유배문학특별상, 임세한(경기 남양주) 씨의 '초옥(草屋)가는 길'이 선정됐다.

 

심사위원들은 "제1회 문학상임에도 불구하고 전국 많은 문인들의 참여와 전반적으로 작품 수준이 높아 심사위원들이 여러번 의논을 거쳐 수상작을 선정했다"며 , "서포 김만중 선생의 작품세계와 국문정신의 문학정신을 기리고자 하는 문학상의 취지에 맞는 작품을 선정코자 고심했다"며 전체적인 총평을 전했다.

 

현기영 심사위원장은 "이 사회에 미만한 파시즘의 폭력에 강렬한 허무주의로 맞서고 있는 장편소설 '육도경'은 응모작품들 중에 군계일학의 압도적인 매력을 내뿜고 있다"며, "육도경은 중국의 산해경(山海經)에서 제목의 모티브를 따온 것으로 생각되는 바, 모두 여섯 개의 상징적인 섬을 통과하며, 각 섬마다 지닌 개인적 혹은 시대적 폭력에 맞서 인간이 어떻게 자신의 인간성을 말살 당하는가, 아니면 내적인 성장을 통해서 폭력을 극복해 가는가에 대한 대답을 추구한 작품이다"고 심사평을 전했다.

 

또 "심사위원은 바로 그러한 치열하고도 치밀한 작가정신이야말로 서포 김만중 선생이 남해까지 유배 당한 채 오랜 고독과 정신적 방황 속에서 이루어낸 빛나는 작품세계와도 어깨를 겨누어 부족함이 없으리라고 믿는다. 또한 그러한 육도경의 작가정신이야말로 우리 문학에 유배문학이라는 새로운 장을 열어서, 우리 문학에 또 하나의 매력적이면서도 소중한 어떤 가능성을 여는데 크게 보탬이 되리라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대상 수상자 문호성 씨는 "왜곡된 시공 속에 은밀히 숨어 있는 폭력들을 과녁 삼아 이 글을 썼으며, 부끄러운 시도를 너그럽게 받아들여 주신 모든 분들께 깊이 감사드린다"고 수상소감을 전했다.

 

시상은 오는 11월 1일 남해유배문학관 개관에 맞추어 남해유배문학관 특설무대에서 오후 5시에 열린다. 대상 수상자에게는 상패와 5000만 원의 상금이 주어지며, 소설과 유배문학특별상은 상패와 상금 500만 원, 시, 수필, 희곡, 아동문학은 상패와 상금 300만 원이 각각 수여된다.

 

한편, 군은 12월경 수상작품들을 책으로 엮어 새롭게 출발하는 제1회 김만중 문학상의 품격을 높이고, 문학상과 유배문학관의 정신을 알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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쇠정어리고래 / 하수현(하성훈)

 

 

바람 떼가 시장통까지 따라 들어와

쇠정어리고래 주위를 맴돈다

생고등어 뱃속에 왕소금을 던지던 한 아낙은 바람결에 움찔하다가

고래 쪽으로 눈길을 단단히 꽂았고,

행인들도 언 발을 머리에다 이고는 모두 입을 닫는다

어쩌다 운명의 그물 안으로 뛰어든 고래가

시장 바닥에 드러누우면

흡사 집 한 채 통째로 자빠지기라도 한 듯

무조건 시장통 빅뉴스가 된다

쇠정어리고래의 허연 배에 어설픈 현관문 하나

뚝딱 만들어지고부터

창자 허파 태평양의 물결이 토막토막 잘려 나오고

뒤이어 나온 살덩이들은 붉은 눈물을 뚝뚝 흘리며 생애를 통곡한다

고래 창자에도 작은 창문을 내고 나니

소화가 집행유예된 오징어들,

()을 모를 만큼 절반쯤 무너진 물고기들,

한때 콜라가 주인이었던 붉은 페트병도 나온다

붉은 페트병은

그간의 암흑기를 털어내고 부활의 나라로 가리라 나는 믿는다

그다음으로는 포유류를 향한 알 수 없는 동정심도 도려내고

인도양 대서양의 수심(水深)을 후려치는

고래 떼의 장엄한 유영(遊泳)마저 뜯어낸다

비운의 쇠정어리고래는 잘린 살덩이들이 개별적으로 울었을 뿐

몸통이 절반이나 해체될 때까지

이 초유의 현실을 외면하느라 줄곧 눈을 감고 있다

어시장 바로 뒤편, 파란 바닷물 쪽을 보면

육신이 갈기갈기 찢긴 쇠정어리고래의 진혼을 위해

겨울바다를 비장(批狀)으로 달려온 고래 떼들이

상기된 낯으로 수런거릴 터인데,

울컥거리던 저녁바람도 이젠 날을 세운다.

 

 

 

 

 

[심사평]

 

예심을 거쳐 올라온 38명의 응모작들을 읽었다. 상상력의 과잉이나 언어의 위축 없이 각자 자기 시의 길을 걷는 시적 개성들이 인상적이었다. 그중에서 노인의 아침4, 꿈에 단골집 하나 있다6, 쇠정어리고래4편의 작품이 돋보였다.

 

노인의 아침외의 시는, 군더더기가 없다. 시의 형식은 온건하면서도 시 속에 전개된 인물이나 사건들은 일상 너머 비범한 삶의 풍경을 보여준다. “들판 여기 저기 아침의 돛을 올리는/농투성이들의 목선,”의 시구도 매력적이다. 하지만 함께 보내온 시의 편차가 뚜렷하고, 군더더기가 없는 나머지 시가 단조로운 언어의 회로에 갇혀 있어 아쉬웠다

 

꿈에 단골집 하나 있다외는, 말과 상상력이 부드러운 관절로 이어져 시상이 자유롭고 활달하다. “작은 나무문을 열면 늙고 무거운 시인이 탁자에 엎드려 고래처럼 울고 있다/그를 바다로 옮기는 일은 그만 두었다, 분명 새로운 언어의 문턱에 도달해 있다. 하지만 그 언어가 관습화된 인식의 지표를 뚫고 들어가 어떠한 시적 개성을 획득할 것인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여겨졌다.

 

쇠정어리고래외는 쇠정어리고래의 허연 배에 어설픈 현관문 하나 뚝딱 만들어지고의 시구와 같이, 생생하고 적확한 묘사로 언어의 힘을 세운다. 잡혀온 쇠정어리고래의 해체를 통하여 생활의 파란만장과 삶의 비루함을 여지없이 폭로한다. 뚝심있는 말과 시선을 견지하면서도 대상을 윽박지르지 않고 이미지가 자연스럽게 걸어나오게 하는 솜씨도 돋보인다. 함께 보내온 작품의 수준도 고르고 치밀하다. 쇠정어리고래를 수주문학상 수상작으로 선정한다. 응모작도 탄탄하거니와 앞으로 수상자의 시의 장래를 가늠해볼 때 그런 믿음은 더해진다. 수상자에게는 축하의 말씀을, 수상에 이르지 못한 이름들에게는 격려의 박수를 보내 드린다

 

- 심사위원  이승하, 송찬호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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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 논을 빨래하는 시간 / 김민철

 

 

어린 벼가 여전히 대소변을 가리지 못한 것일까

벼의 아랫도리에 잡초가

얼룩처럼 누렇게 묻어 있다

 

그때 우렁이는 세재 가루가 되어 논을 빤다

 

빨판으로 반점이 생긴 잎을 꾹꾹 누르고 펴고

소용돌이를 닮은 껍질로 물을 돌리고

가장자리에서 잠시 숨을 고른다

 

아직은 아이처럼 햇살과 놀기 좋아하는

벼의 목덜미에 남은 땀 냄새를 맡았을까

물에서 막 피어난 잡초줄기마저 세척하여

어둠조차 푸르게 만드는 우렁이,

 

오늘도 벼는 매일매일 깨끗한 빛깔을 입고

논물 위에서 살랑살랑 뛰어노는데

 

종종 하루 종일 빨래가 쌓이는 시간이 싫었다

새똥이 가슴팍에 붙어 떨어지지 않고

먹구름이 손발까지 검게 물들면

고무장갑과 앞치마를 벗어 던지고

우렁이는 논두렁 밖으로 나가 울고 싶을 때가 있었다

 

그러나 허리 근육이 얇은 할머니를 생각하며

갈비뼈 하나를 잃은 할아버지를 생각하며

 

우렁이는 온몸을 적시며 기어이 빨래를 끝낸다

 

못줄의 간격을 기억하고 있는 벼들이

뽀송뽀송한 갈색 옷으로 갈아입을 채비를 한다.

 

 

 

 

[우수상] 제비 떠난 뒤 / 김완수

 

      

회로처럼 뒤엉킨 도시 한 귀퉁이에 새들이 세 들어 살기 시작했다 눈길도 들어가기 빠듯한 초가(草家)에 한 쌍의 새는 찢긴 꽁지들을 다 들여놓지 못했다 집주인의 완고한 눈길은 임대차 계약처럼 강퍅했겠지 간신히 노숙의 한시름을 놓은 집 제비들은 헐거운 현실에서 퍼덕거리며 여름 한철 공중에 얹혀살았다 공동(共同)의 사각(死角)에서 모성을 품고 집주인의 푸대접도 품은 새들 어린것들은 젖은 날개를 접을 새 없던 어미 가슴을 연방 후벼 팠고 가파른 비행(飛行)에서 막 돌아온 아비는 어린것들에게 약자의 처세를 가르쳤다 가끔씩 들리는 악다구니로 초가에 금이 갈수록 어미와 아비는 헤뜨며 서럽게 부둥켰다 그러던 새들이 소리 없이 짐을 쌌다 집 턱밑까지 차오르던 텃세에 한 어린것이 추락하고 난 뒤 잠깐 풍장을 치르던 새들은 오던 길로 망명하듯 날아갔다 어쩌면 예정된 수순이었을지 모르나 천적의 마음까지 품으려 한 순례였기에 나는 이르게 떠난 새들의 빈자리가 눈에 밟혔다 다시는 못 볼 것 같아 켕기는 객식구 마음이었을까 나는 이제야 폐가처럼 퇴락해 가는 집 아래에 빗더서서 새들이 저릿하게 갔을 길을 따라가 본다 공한지 같은 하늘엔 지상(地上)의 전세난을 비웃듯 구름 한 점 끼어 있지 않다 새들 삶이 무단 철거된 지 막막한 시간 계약 기간이 한참 남았어도 새들이 미련 없이 훌쩍 떠난 집엔 사람들 허세만 거미줄처럼 잔뜩 뒤엉켜 있는데

 

 

 

꿈꾸는 드러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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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작] 붉은 사슴들이 숲의 심장으로 뛰어들고 / 하수현

환상의 숲

 

 

1

 

숲속을 휘돌고 있는 파르스름한 기운에 대해 숲 아래 사람들은 잘 모른답니다 붉은 사슴들이 숲의 심장으로 소리 없이 뛰어들고 나무집 뒤 물푸레나무들 사이로 은밀한 바람이 드는 걸 그대 아시나요

 

숲속에 작은 초록빛 연못이 생긴 건 오래된 일이지요 연못 언저리에 튼실한 부들들이 초병(哨兵)처럼 항시 서 있고 어디에선가 끊임없이 피어나는 수상한 안개행렬은 스스로 백발(白髮)을 풀어 주변을 감싸준답니다

 

나를 에워싸고 있는 알 수 없는 힘 때문에 나는 이 건강한 나무들의 세상 안에서 세상의 모든 기억을 잠시만 잊어 두기로 한답니다 잊으면 절대 안 되는 것들이라며 늘 손에 꼭 쥐고 있던 것들도 어차피 이 숲에 들면 나도 모르게 다 잊어버리고 말아요

 

그러니 한번 생각해 보세요,

 

도대체 숲속에서 무엇이

 

견고한 진리가 될 수 있겠어요

 

2

 

이 숲을 아는 사람들이 노란 수선화를 숲속에서 몰래 키우는 일과, 청춘의 나비들이 주변을 이미 점령하고 있는 걸 나는 다 알고 있지요 숲을 찾아오는 사람들은 숲이 안고 있는 어떤 신비와 비밀들에 대해 너무 신경 쓸 필요는 없답니다

 

숲길을 걷고 있는 당신을

 

끝없는 황홀경에 빠지게 하는 일도

 

그 책임은 오로지

 

처음부터 이 숲에 있답니다

 

환상의 숲이여, 안일한 내 일상을 보거든 언제든지 나를 깨워주어요 잠자고 있는 내 꿈을 보거든, 날개 접은 벌레마냥 내가 움츠린 때를 보거든 나를 무조건 흔들어 주어요 숲에서 숨 쉬고 있는 새벽이슬이여, 여름안개를 탄 채 항시 내 영혼을 주시하는, 살아 있는 숲의 눈동자여.

 

 

 

 

 

[심사평] 자연은 자연을 치유하는 공존의 생태계 원리의 핵심

 

평택 생태시 문학상에서 세운 심사기준은 인간에 의한 자연환경 파괴, 인간에 의한 사회 환경 유린, 인간에 의한 인간 존엄성 상실상황에서 제생태계 질서 회복입니다. 우리의 목적은 위기의 생태환경에 대한 문제의식을 가지고 세상을 향해 고발하고 비판하여 우리사회의 빛과 소금의 역할을 다하며 살아있는 시인의 소리를 세상 사람들이 경청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데 그 바탕을 두고 있습니다. 심사요령은 사회에 문제 상황을 던지고 불평등질서에 대한 사회적 고발과 회복을 위한 노력, 제생태계 질서회복을 제시한 우수한 작품에 점수를 더 주었습니다. 모두 310분이 응모하였으며 총 작품 수는 2170편이었습니다.

 

먼저 대상을 수상한 김민철 시인의 <논을 빨래하는 시간>은 낯설기 기법을 구사하여 생태계의 문제 상황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그 문제 상황이란 자극을 통하여 자연치유로 회생(回生)되어가는 과정인데 이를 잘 보여준 작품으로 평가할만합니다. 어린 아기로 치환된 ’, 우리의 오염된 생태환경인 ’, 논에서 벼가 건강한 생명을 가지고 생장하려면 반드시 중간자의 헌신이 필요함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그 중간자가 바로 우렁이입니다. 우렁이의 알레고리는 자연을 치유하는 자연입니다. 그것이 바로 자연의 본성임을 상기시키고 우리가 이와 같은 본성을 회복하지 못한다면 자연은 인간에 의해 무너질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지금 농촌을 지키고 있는 사람들은 누구입니까? ‘허리근육이 얇은 할머니들과 갈비뼈 하나를 잃은 할아버지들입니다. 그들의 고달픈 농촌 지키기 여정은 우리 현대인들의 미래를 보여주는 시놉시스입니다. 논의 중간자인 우렁이, 사회로 말하면 중산층. 김민철 당선자는 이들의 건강성이 우리의 자연과 사회 생태계질서를 유지시키는 중핵이 됨을 은근히 시사하고 있습니다.

 

자연생태의 순환도 사회생태와 직간접적으로 관련됩니다. 우수상을 수상한 김완수 시인의 <제비 떠난 뒤>도 무너져 내리는 사회적 경제적 불평등이란 문제를 고발하고 있습니다. 사회도 무질서와 혼돈적인 카오스에 휘말리면 붕괴되기 마련입니다. 이를 바로잡을 수 있는 것은 역시 건강한 중간자들의 헌신입니다. 기득권자를 대표하는 텃새들. 그들의 횡포를 극복하는 제비부모들의 절박한 행동은 바로 우리 사회 어둑한 부분을 시놉시스로 차용하고 있습니다. 즉 우리 사회의 중추기능을 하고 있는 중산층들이 어느 사이 붕괴되어 경제적 궁핍한 좌표로 옮겨갔을 때 조화로운 사회, 살맛나는 사회의 온기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세상을 궁지에 몰아넣는 허세들만 도처에 거미줄처럼 뒤엉켜있을 것이란 끔직한 경고를 보내고 있습니다.

 

가작을 수상한 하수현의 <붉은 사슴들의 숲의 심장으로 뛰어들고-환상의 숲>은 자극을 통한 회복을 형상화하고 있습니다. <붉은 사슴들과 숲은 심장>에서 심장 그 자체는 그 생명체를 존재하게 하는 중심이기 때문에 결코 무너질 수 없습니다. ‘심장이 무너지면 그 생명체는 삶을 종언하고 맙니다. 병이 들어간다는 것은 심장 그 자체가 고장이 난 것이 아니라 그 주변을 감싸고 있는 기관들의 고장인 것입니다. 관상동맥 혹은 협심증 등인데, 바로 이들로 치환된 은유가 붉은 사슴들로 그려져 있습니다. 이들은 숲의 건강성을 유지하게 하는 경락이며 혈 자리이고 생로(生路)이면서 동시에 병로(病路)입니다. 여기에 자극을 주면 다시 말해 붉은 사슴들이 건강하게 숲에서 뛰어논다면 숲의 심장은 계속하여 펌프질을 할 것이고 혈액을 각 기관 및 실핏줄까지 골고루 보낼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생태계의 건강한 순환논리입니다. 이 순리의 주관자는 우리에게 영혼을 공급하는 살아있는 숲은 눈동자입니다. 그것은 살아있는 영원한 초월자를 은유하기도 합니다.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자연과 사회 생태환경의 구심점을 확실히 인식한다면 우리는 건강한 삶을 영위할 것이라고 시인은 희망적 메시지를 전해주고 있습니다.

 

- 심사위원: 이귀선, 진춘석, 김영자, 배두순, 이태동, 한인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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