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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 진실의 꽃 / 이선희
그날
나무잎은 파르르 몸을 떨고
시냇물이 온몸으로 울어예던 날
소란한 벌레들이 숨을 죽이고
다람쥐 눈동자에 공포가 반사되던 날
바람도 구름도 고개를 갸웃거린다.
진속(眞俗)의 길이 다르건만
사바의 파도가 출세간을 넘어드니
적멸도량에 아수라가 춤을 춘다.
파사현정은 허공에 피어난 신기루
악마는 거짓으로 진실을 포장하고
진실은 대공분실에서 멍이 든다.
삼청교육대는 진실의 교육대가 아니다.
태양은 동에서 떠올라 서로 지고
진실은 밝혀져야 한다.
우리 모두 진실 앞에 무릎 꿇고
참회의 서를 외쳐야 한다.
가슴에 응어리진 매듭이 풀어질 때까지
그래서 화합의 역사를 다시 써야 한다.
강물이 바다에서 하나 되어 만나듯이
너와 내가 우리 되어
시들지 않는 진실의 꽃을 피워야 한다.
가슴 저미는 반성이 메아리치고
눈물 머금은 용서가 두 팔을 벌릴 때
아직도 아물지 않은 상처에 새살이 돋고
향기로운 세계일화(世界一花)가 피어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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