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의 소리를 들었는가 / 조병무
아무도 모른다
숲의 소리를
이웃하는 새들이 찾아와
들려주는 새벽 무한의 소리를
누군가 엿듣다 달아나는
시늉 속에 숲은 마음을 연다
늘어진 나뭇가지를 붙들고
세상 찾아 헤매는
청설모 다람쥐 오고 갈 때
숲은 흔들리며 마음을 숨긴다
어느 결
나뭇잎 사이사이 스먀드는
조각난 햇빛 모서리에서
조용히 움직이는 바람의 흔적으로
숲은 어디론가 달아나고 있다
사람들아
숲과 살아가는 그 많은 생먕과 환희
그들 삶의 소리는 소리일 뿐
숲의 형상에 숨겨놓은
영령들의 미소 따라
조용한 울림으로 오는
잔영의 의미를
아무도 모른다
숲의 소리인지를
사단법인 한국산림문학회(이사장 김청광)는 제3회 녹색문학상에서 조병무의 시집 ‘숲과의 만남’과 이용직의 장편소설 ‘편백 숲에 부는 바람’을 공동 수상작으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시상식은 13일 산림문학관(서울 예장동)에서 열린다.
녹색문학상은 ‘산림청 녹색사업단’의 기금 후원으로 숲사랑·생명존중·녹색환경보전의 가치와 중요성을 주제로 한 문학작품을 발굴하고 있다.
수상작인 조병무의 시집 ‘숲과의 만남’은 시인의 숲에 대한 애정과 숲이 생명이라는 자연 친화적 관점이 매우 잘 드러난 작품 20여 편이 실려 있다. ‘숲의 소리를 들었는가’와 ‘산에 오르다 보면’이 대표작으로 꼽힌다. 이용직 장편소설 ‘편백 숲에 부는 바람’은 장성 축령산의 편백나무를 조림한 우리나라 조림왕 1호인 임종국씨의 숲에 대한 뜨거운 애정과 진지한 삶의 모습을 소설화한 작품이다.
김후란(시인) 녹색문학상 심사위원장은 “다른 훌륭한 작품도 많았지만 두 작품이 녹색문학상 취지와 목적에 부합하면서 문학적 성취도가 높아 수상작품으로 선정했다”며 두 작품에 대한 많은 분들의 관심을 부탁했다.
김청광 (사)한국산림문학회 이사장은 “녹색문학상을 보다 권위 있고 투명하게 추진하기 위해 여러 저명한 분들이 운영위원으로 참여했다”며 “앞으로 녹색문학상을 세계적인 문학상으로 키워 가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수상자인 조병무 작가는 경남 함안 출생으로 동국대·한양대에서 국문학을 전공하고, ‘현대문학’지 문학평론으로 등단했다. 시집 4권을 비롯한 문학평론집, 수필집, 문학평전·사전·교재 등 저서가 있으며, 제13회 윤동주 문학상 등 다수의 시 부문·문학평론 부문의 문학상을 수상한 경력이 있다. 이용직 작가는 경북 예천 출생으로 ‘산림문학’지에 소설로, ‘창조문예’지에 시로 등단했다. 저서로 ‘그 숲에 살다’등 장편소설과 시집, 수필집, 동화집 등 다수의 문학작품집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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