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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한체 / 박두진

 

 

노래해다오. 다시는 부르지 않을 노래로 노래해다오.

단 한번만 부르고 싶은 노래로 노래해다오.

저 밤하늘 높디높은 별들보다 더 아득하게

햇덩어리 펄펄 끓는 햇덩어리보다 더 뜨겁게,

일어서고 주저앉고 뒤집히고 기어오르고

밀고 가고 밀고 오는 바다

파도보다도 더 설레게 노래해다오.

 

노래해다오. 꽃잎보다 바람결보다 빛살보다 더 가볍게,

이슬방울 눈물방울 수정알보다 더 맑디맑게 노래해다오.

너와 나의 넋과 넋, 살과 살의 하나됨보다 더 울렁거리게,

그렇게보다 더 황홀하게 노래해다오

환희 절정 오싹하게 노래해다오.

영원 영원의 모두, 끝과 시작의 모두, 절정 거기 절정의 절정을 노래해다오.

바닥의 바닥 심연의 심연을 노래해다오.

 

 

 

 

혜산 박두진 시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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