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 빈 목간을 읽다 / 최분임
도토리 몇 알이 칭얼대는 허기를
달래기도 전 보름달이 도착했네요
채집의 종족에게 식욕은
말린 생선 비린내에도 체면을 차리지 않죠
언제 돌아올지 모르는 끼니를 기다려며
생선뼈로 저녁을 불다 지친 아이들
여러 차례 달이 흘리는 육즙을 기웃거릴 때
당신을 마중 나간 길은 금새 어두워지죠
그림자로 일렁이던 당신이 영원이 되기까지
따로 내 영혼은 사라지지 않았죠
주인 잃은 돌베개가 웅크린 짐승을 닮아가는 밤
당신의 팔베개에서 식은 잠이 갈비뼈 한 귀퉁이를 뒤적여
사그라진 불씨, 당신을 이룩하네요
식은 것은 뜨거웠던 것의 표정이라고 말한 게
둥근 당신이었나요, 날카로운 나였나요
토기를 빚던 손을 빌린 나무둥치가
수신인 당신의 눈 코 입을 묻네요
빗살무늬 캐던 동물 뼈는 잠의 미간처럼 생각이 많아
기다림을 새기기 적당하죠
좀처럼 속내를 드러내지 않는 보름달이
당신에게 대신 전할 목간木簡을 읽기 위해
더 밝은 높이에 눈동자를 띄우네요
산길을 향해 구부정하게 걷는 달빛
반짝, 허리가 펴지네요
거미줄처럼 널린 감정들이 강물의 명경明鏡 속
뾰족한 빗살무늬로 비칠까 옹이는 지우고
새순처럼 돋아날 나를 고르고 고르죠
달빛이 나를 다 읽었다는 듯이
끊기고 번진 그림문자들
새벽빛으로 고쳐 멀어질 때까지
천강문학상운영위원회(위원장 오영호 의령군수)는 천강문학상 운영위원회를 개최하고 제8회 천강문학상 수상자와 제2회 의령군 청소년 천강문학상 수상자를 결정했다고 7일 밝혔다.
군에 따르면 지난 6월 1일부터 7월 31일까지 접수한 제8회 천강문학상은 888명에 4671편이 접수되었고 제2회 의령군 청소년 천강문학상은 168명에 254편이 접수됐다.
분야별로는 시에 278명 1995편, 시조에 91명 659편, 소설에 141명 236편, 아동문학에 동시 148명 1080편과 동화에 54명 164편, 수필에 176명 537편이 접수됐다.
천강문학상 부문별 대상으로 시 부문 최분임(경기 시흥)의 <빈 목간을 읽다>가 차지했다.
시조에는 김환수(대구)의 <3대 조폭>이, 소설 부문에 이수조(경기 하남)의 단편 <해무의 시간>이, 아동문학 부문에는 안선희(서울 금천구)의 동화 <살구나무 할아버지>가, 그리고 수필 부문에 이혜경(부산 해운대구)의 <각도를 풀다>가 각각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한편, 제2회 의령군 청소년 천강문학상 대상은 초등학교(저학년부) 부문에 낙서초등학교 정태호의 <아빠와 좋았던 일>이, 초등학교(고학년부) 부문에 의령초등학교 김수현의 <할머니와 나는 평행선>이, 중등부 부문에 정곡중학교 서현명의 <솥바위>가, 고등부 부문에 의령여자고등학교 윤승지의 <알바트로스>가 영광을 차지했다.
시상식은 오는 9월 30일 토요일 오후 2시 의령 군민문화회관 대공연장에서 열린다.
제8회 천강문학상은 시를 비롯해 시조, 소설, 아동문학, 수필 등 5개 부문에 걸쳐 공모를 했다. 시상금은 소설 부문 대상은 1000만원, 우수상은 500만원이다. 시와 시조, 아동문학, 수필부문 대상은 각 700만원, 우수상은 각 300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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