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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물감 / 박남수
지도위에
파란 물감을 엎질렀다.
바다에 반도가 잠긴 것은 아니다.
중간에서 동강난 분단위에
파란 물감이 엎질러져
한 색으로 파란빛을 뿜은 것이다.
오죽하면 대낮에
엉뚱한 꿈의 물감을
엎질러놓았겠는가
…반도에 물감이 엎질러져
한 빛깔이 되면 된다.
꿈의 물감이 영롱하게 드러나면 된다.
허리를 동인
분단이 덮이어 사슴도
넘나들고, 사람도 그랬으면 된다
서울신문사가 공초 오상순 선생을 기리기 위해 제정한 공초문학상 제2회 수상자에 재미시인 박남수옹(76)이 선정됐다. 수상작은 지난해 「현대시」에 발표한 「꿈의 물감」으로 조국 통일에 대한 소박하면서도 절실한 심경을 담은 시다.
1918년 평양에서 출생한 박 시인은 39년 「문장」지에 정지용의 추천을 받아 문단에 데뷔했다, 주로 일제 식민지하의 농촌 생활을 소재로 택해 시대의 암흑상을 그리다가 1·4후퇴 때 국군을 따라 월남했다. 57년 박목월 조지훈 장만영 유치환 등과 한국시인협회를 창립했고 같은 해 제5회 아세아 자유문학상을 수상한데 이어 월남 전후의 작품을 묶은 시집 「갈매기 소묘」를 발표하는 등 왕성하게 활동하다가 유신 시절인 75년 도미했다.
박 시인은 “이 나이에 상을 받는다는 게 쑥스럽기도 하고 후학들에게 미안하기도….그렇긴 해도 내 개인으론 아직도 잊혀지지 않았다는 게 기특하고 고맙고 그래요. 57년 아시아 자유문학상을 받은 이래 상을 받기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시상식은 4일 오전 11시 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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