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의 낯에 지문을 새기는 / 박완호
송사리가 뛰어올랐다 내려앉은
수면이 파르르 떨린다, 소심한
물낯을 흔드는 것은 물고기를 놓친
허공의 자책, 처음 온 곳으로 햇빛을 되돌려 보내는
비늘의 매끄러운 살결에 정신을 놓아버린
바람의 한숨, 조그만 동심원을 그리며
가라앉는 작은 물고기가 사실은
허공의 전부이고 바람의 온몸이라는 것을
몰랐기 때문, 고요하던 수면을 송두리째 흔드는 것은
너와 나, 너의 순간이 나의 순간 위에
지나온 시간의 무게를 얹었기 때문, 잔잔한
물의 낯에 한 겹 한 겹 지문을 새기는 일, 그것이
바로 사랑이라는 것을, 미처 몰랐기 때문
통영문인협회와 통영문학제 추진위원회는 22일 '2011 통영문학상' 3개 부문 김춘수 시 문학상, 김용익 소설 문학상,김상옥 시조문학상의 당선자를 발표했다.
통영문학제 추진위원회(위원장 박동원) 측은 김상옥 시조 문학상 선정 과정을 두고 일부 언론에서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으나 심사과정에 아무런 문제가 없었고, 심사위원들의 결정을 존중해 터무니 없는 의혹에 대응하지 않고 원안대로 수상자를 발표한다고 밝혔다.
초정 김상옥 시조문학상 수상작이 다른 문학상에서 수상한 작품을 선정해 규정을 어겼다는 보도에 따른 내용으로 "그런 규정은 없다"고 문학제 관계자는 일축하며 "기사가 오보였다"고 설명했다.
올해 각 상을 수상하게 된 3인은 김춘수 시문학상에 '물의 낯에 지문을 새기다'를 출품한 박완호 시인과 김상옥 시조문학상에는 '나를 운반해온 시간의 발자국이여'에 이우걸 시조시인, 김용익 소설문학상에는 '겨울소나타'를 출품한 우선덕 소설가가 각각 영광의 수상자로 결정됐다.
김춘수 시문학상을 수상하게 된 박완호 시인은 1965년 충북 진천 출생으로 경희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졸업하고 1991년 '동서문학'으로 등단했다.
시집으로 '내 안의 흔들림','염소의 허기가 세상을 흔든다','아내의 문신','물의 낯에 지문을 새기다'등이 있고 현재 성남 풍생고등학교에서 국어를 가르치고 있다.
'국내 문학상 > 김춘수시문학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5년 김춘수시문학상 / 김이듬 (0) | 2021.07.18 |
---|---|
2014년 김춘수시문학상 / 박판식 (0) | 2021.07.18 |
2013년 김춘수시문학상 / 조동범 (0) | 2021.07.18 |
2012년 김춘수시문학상 / 김선호 (0) | 2012.05.15 |
2010년 김춘수시문학상 / 김충규 (0) | 2011.08.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