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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들의 생존 법칙 / 김복근

 

 

설계도 허가도 없이 동그란 집을 짓고 산다

작은 부리로 잔가지 지푸라기 물고와

하늘이 보이는 숲속에서 별들을 노래한다

눈대중 어림잡아 아귀를 맞추면서

휘어져 굽은 둥지 무채색 깃털 깔고

무게를 줄여야 산다 새들의 저 생존법칙

대문도 달지 않고 문패도 없는 집에

잘 익은 달 하나가 슬며시 들어와

남몰래 잉태한 사랑 동그마한 알이 된다

울타리 없는 마을 등기하는 법도 없이

비스듬히 날아보는 나는 자유의 몸

바람이 지나가면서 뼛속마저 비워냈다

 

 

 

비포리 매화

 

nefing.com

 

 

김달진문학상운영위원회는 지난달 30일 오후 김복근(65) 시인이 시조집 새들의 생존 법칙으로 제11회 김달진 창원문학상의 수상자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김달진창원문학상은 구체적인 지역 가치의 실천과 전망을 제시해주는 문학을 격려하기 위해 제정한 상으로 최근 1년간 나온 시집을 공모, 심사한다. 수상자에게는 1000만원의 상금이 주어진다.

 

심사위원들(최동호, 이하석, 김문주)은 심사평에서 시조의 형식적인 규율에도 불구하고 그의 시는 자유로우면서도 세련되게 여러 갈래의 시상들을 정제된 언어로서 수려하게 펼쳐 냈다그의 탁월한 시들은 말이 아닌 장력과 더불어 부드러운 생명력을 지니고 있어 우리로 하여금 언어의 자연을 누리게 한다고 평했다.

 

시상식은 오는 95일 창원시 진해 문화센터에서 열리는 김달진문학제에서 열린다.

 

자연과 인간이 융합하는 삶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힌 김 시인은 시조는 밤바다의 뱃길을 알려주는 등대와 같이 고귀한 존재다. 이 상이 소통과 화해, 상생의 손짓으로 다가온다. 저의 시조가 어려운 시대를 사는 독자들에게 작은 위안이라도 되면 좋겠다자존에 어긋나지 않는 삶과 사유를 통해 어렵고 힘든 사람들과 더불어 살아갈 것이다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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