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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재정

 

 

1.

꿈꾸는 물질, 나는. 찡그린 관자놀이를 내닫는 핏줄, 혹은 두 개의 혀. 당신 생각으로 타오르는 불꽃. 사월 산자락을 불타오르는, 불길 꿈틀대는 등허리, 홀로그램 속 삼천삼백의 개구리, 등의 얼룩은. 날아오르는 수만 벌레들의 꿈틀, 꿈의 틀인데. 나는

 

이런 밤들의 열병식이라 말하면

그래도 내 행진을 엿보다 끌려드시겠어요?

 

2.

불타는 산을 본 일 있다. 그때 나는 인간계와 통정하는 삼천만 통점의 혀로 세상을 핥는 벙어리 부처를 상상했다. 날개란 지상엔 무효한 양식이므로, 간절히 가벼워지는 연기들의 구도

 

3.

네게 사다리를 놓는 날들이다. 발가락을 자른 발끝으로 걸어가 네게서 붉는 참꽃의 나날들이다 고통만큼 높은 사다리가 있을까. 더 이상 올라갈 수 없을 때, 손을 놓고 두 발을 뗀다. 추락하는 것으로 거듭 불타오르는 날들이다. 삼천 개 혀를 단 한 입에 달고 나는 침묵한다.

어떤 원시를 불러야 석 달 열흘 너를 타오를 수 있을까. *케찰코아틀, 이 세상 모든 불타는 혀의 총합. 나는 얼마나 작은 불꽃으로 너의 창가를 시작하는가.

 

불타는 산

케찰코아틀

내 심장을 천천히 씹어 삼키시다

 

* 케찰코아틀 : 깃털 달린 뱀. 아즈텍 문명의 위대한 천상 신으로 알려져 있다. 우주의 질서, 세계와 인간의 생멸주기를 결정하기도 한다.

 

 

 

내가 스패너를 버리거나 스패너가 나를 분해할 경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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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0만원 고료 '2009 진주가을문예' 당선자가 가려졌다. 시 부문(상금 500만원)은 임재정(46, 경기 남양주), 소설 부문(상금 1000만원)은 이미홍(52, 서울)씨가 각각 당선의 영광을 누렸다.

 

진주가을문예운영위원회(위원장 박노정)는 지난 10월 말까지 응모작을 받아 예심과 본심(시 문인수, 소설 이순원)을 거쳐 1일 심사 결과를 발표했다. 임재정씨는 시 ''으로, 이미홍씨는 단편소설 '행인3' '유럽풍 테라스가 있는 식당'으로 각각 뽑혔다.

 

'진주가을문예'는 남성문화재단(이사장 김장하)이 기금을 출연해 운영해오고 있다. 지난해까지는 '진주신문 가을문예'라는 이름으로 전국에 걸쳐 공모를 했는데, 진주신문사가 휴간에 들어가면서 올해부터 이름을 바꾸었으며, 올해로 15회째를 맞는다.

 

남성문화재단은 설립 이래 장학사업과 진주문화문고 발간 등 지역문화 발전을 위해 꾸준히 노력해 왔으며, 순수민간재단에서 운영하는 최초의 전국 규모 문예공모로 새로운 지평을 열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시 부문에 당선한 임재정씨는 "하찮고 부끄러운 돌부리를 눈여겨주신 심사위원과 남성문화재단에 깊이 감사한다"면서 "오래 곁에서 용기를 북돋아준 또 다른 나인 아내, 아이, 어머니와 가족들, 오랜 글동무 당신, 당신들에게도 고맙다"고 밝혔다.

 

시상식은 오는 12일 오후 4시 진주교대 교사지원센터 7 702호 대회의실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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