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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樂) / 황원익

털북숭이 엉덩이가 동네 순찰하다
긴장(緊張)의 점 하나 찍더니
신호를 낸다
점점 커지는 선홍색 창구(窓口)
바짝 치켜든 꼬리
느낌표!

제자리서 맴돌다 엉거주춤
자세 잡은 엉덩이의 절구질
찌릿찌릿 몸 트림
뚝딱 두 점의 안도감(安堵感)

엉덩이는 산책 나올 때보다
더 신나게 씰룩 이고
희열에 찬 목소린
괜한 아이들에게
만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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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사평

제1회 천상병문학제 백일장 일반부 장원으로 황원익 님의 '낙(樂)'을 뽑는다.
지난 2003년 3월 2일부터 4월 10일까지 한국시사랑문인협회가 주관하고
웹진 시사문단으로 모집한 천상병 문학제에서는 일반부와 고등부 백일장과
아울러 '천상병, 천왕봉'이란 시제로 삼행시를 공모하였다.
총 응모편수 200여편이 넘는 열화와 같은 성원에 감사드리며,
이처럼 많은 작품속에 옥석을 가리는 일은 실로 어려운 작업이었음을 밝힌다.
또한 작품에 있어 그 완성도가 높았음에 천상병 시인에게 누가 되지 않았음을 자축한다.
황원익 님은 오랜 습작 활동을 통한 현대시의 다양한 기법을 잘 소화하고 있는 작가로 추정된다.
은유나 비유를 통하여 세상을 기쁜 마음으로 살아가려는 작가의 마음이
시에 의지적으로 녹아있고 이는 천상병 시인의 귀천 사상과 일맥상통한다 하겠다.
작가는 이 시를 통하여 날로 각박해져가는 세상살이를 정화하고,
독자들을 기쁨과 희망으로 유도해 내고 있다.
표현이 간결하면서도 의태적 시어들을 사용하여 싯적 경쾌감을 주고
무리없는 흐름과 여성스러우리만치 부드러운 필치로 정신적 세계를
시적 프리즘으로 여과하여 살아볼만한 가치가 있는 인생을 계몽하고 있기에 장원으로 뽑는다.

 

강희근시인(경상대교수).20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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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선 소감

 

황원익(1965~.서울)
시사랑사람들동인시인
미디어 다음 제1회 온라인 시사랑사람들 문학상 수상(2003)

진솔하고 진솔함이, 사랑하고 사랑함이, 자신을 돌아볼 때나,
삼라만상을 대할 때나 늘 견지되어지길 소망합니다
먼저, 장원으로 제 작품을 천거해 주신 심사위원 제위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열심히 하라는 편달로 여겨 가슴에 새기겠습니다.
아울러 저를 시의 세계로 인도해 주신,이민영시인님께
이 자리를 빌어 삼가 존경의 마음을 드립니다.
시사랑으로 연하도록 이끌어주신 심사위원님을 비롯한 천상병님을 기리는
모든 분들께 재차 감사의 말씀을 올리며 이만
당선 소감문을 가름하고자 합니다.20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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