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나무 꼭대기에 앉은 새 / 유홍준
대나무 꼭대기에 앉은 새가 먼 데를 바라보고 있다
대나무 우듬지가 요렇게 살짝 휘어져 있다
저렇게 조그만 것이 앉아도 휘어지는 것이 있다 저렇게 휘어져도 부러지지 않는 것이 있다
새는 보름달 속에 들어가 있다
머리가 둥글고, 부리가 쫑긋하고, 날개를 다 접은 새다 몸집이 작고 검은 새다
너의 이름을 모른다는 건 축복
창문 앞에 앉아
나는 외톨이가 된 까닭을 생각한다
캄캄하다, 대나무 꼭대기를 거머쥐고 있던 발가락을 펴고 날아가는 새
2020 통영시문학상에 유홍준·이은규·우은숙·최진영 씨가 선정됐다.
통영시문학상운영위원회(위원장 강수성)는 한국문학사에 큰 업적을 남긴 통영 출신 문학인의 정신을 기리고 한국문학발전에 이바지한 유능하고 역량 있는 작가들을 시상하고자 통영문학상을 마련, 1일 올해 수상작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통영시문학상은 '청마문학상' '김춘수 시문학상' '김상옥 시조문학상' '김용익 소설문학상' 등 4개 부문을 시상하며, 수상작은 작년 6월부터 지난 5월까지 전국에서 출간된 모든 작품집을 대상으로 예심과 본심 등 엄정한 심사 과정을 거쳐 선정한다.
올해 청마문학상은 <너의 이름을 모른다는 건 축복>(유홍준, 시인동네), 김춘수 시 문학상은 <오래 속삭여도 좋을 이야기>(이은규, 문학동네), 김상옥 시조문학상은 <그래요, 아무도 모를 거예요>(우은숙, 시인동네), 김용익 소설문학상은 <겨울방학>(최진영, 민음사)이 뽑혔다.
청마문학상 수상자에게는 2000만 원의 상금이, 그 밖의 수상자에게는 1000만 원씩 총 5000만 원의 창작지원금이 전달된다. 시상식은 코로나19로 말미암아 10월 중 사회적 거리 두기 단계가 하향 조정되면 통영문인협회 주관으로 진행된다.
한편, 통영시는 청마 유치환(1908~1967) 시인의 문학적 업적을 기리고자 2000년 청마문학상을 제정했다. 이후 2015년부터는 청마, 김춘수, 김상옥, 김용익 등 4개 부문 수상자를 선정해 시상하고 있다.
'국내 문학상 > 김춘수시문학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9년 김춘수시문학상 / 류인서 (0) | 2021.07.18 |
---|---|
2018년 김춘수시문학상 / 이수명 (0) | 2021.07.18 |
2017년 김춘수시문학상 / 김산 (0) | 2021.07.18 |
2016년 김춘수시문학상 / 이현승 (0) | 2021.07.18 |
2015년 김춘수시문학상 / 김이듬 (0) | 2021.07.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