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목련이 진들 / 박용주

 

목련이 지는 것을 슬퍼하지 말자

피었다 지는 것이 목련 뿐이랴

기쁨으로 피어나 눈물로 지는 것이

어디 목련 뿐이랴.

우리네 오월에는 목련보다

더 희고 정갈한 순백의 영혼들이

꽃잎처럼 떨어졌던 것을

 

해마다 오월은 다시 오고

겨우내 얼어붙었던 이 땅에 봄이 오면

소리없이 스러졌던 영혼들이

흰 빛 꽃잎이 되어

우리내 가슴속에 또 하나의

목련을 피우는 것을

   

그것은

기쁨처럼 환한 아침을 열던

설레임의 꽃이 아니요

오월의 슬픈 함성으로

한 잎 한 잎 떨어져

우리들의 가슴에 아픔으로 피어나는

순결한 꽃인 것을

 

눈부신 흰 빛으로 다시 피어

살아있는 사람을 부끄럽게 하고

마냥 푸른 하늘도 눈물짓는

우리들 오월의 꽃이

아직도 애처러운 눈빛을 하는데

한 낱 목련이 진들

무에 그리 슬프랴

 

 

'대학문학상 > 오월문학상(전남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제3회 오월문학상 수상작  (0) 2011.08.10
2  (0) 2011.08.10
제19회 오월문학상 가작  (0) 2011.02.07
[스크랩] 2007 오월문학상-바오밥 나무  (0) 2011.02.07
1977년 오월문학상 수상작   (0) 2011.02.07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