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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밀레종 / 김천우
누가 저 사연을 보고
천년의 세월이라고 했던가
골마다 깊어진 여운
산울림으로 되돌아와서
우리네 마음 한 자락
젖어 배게 하는가
한이 깊다면
차라리 혀 깨물어 피흘리며
죽기나 할 것이지
살아 살아서 흔들어 놓는 너는
이 세상의 무엇을 말함인가
에밀레 에밀레
그 속 깊은 뜻이 어미 찾는 한이라면
저 심산유곡에 소쩍새나 되어
밤마다 울고 웃기나 할 것이지
산 그림자 드리운 서라벌 땅에
추억에 질린 산이 화석처럼 굳어
깨어나지 못할 마술에 걸린 채
이젠 울어도 성숙한 목소리가
안개로 묻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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