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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바다, 공동수역에 던진 몇개의 부위에 대한 확인

 

 

                                                       서규정

 

양망이다. 지나海에 노을은 지고
주황의 캔버스*가 먼저 떠오르면 수 백 마리의
갈매기들은 날아와 서로 악수를 나누며 우는데
십자성 별빛 따라 팝콘처럼 덩달아 터지는 별
船橋에선 라쿰파르시타를 틀어놓고
갑판에선 동백아가씨를 부르면
지금 어느 장단을 따르는가 그게 중요한 게 아니고
작업등 불빛 속에 산자락처럼 펼쳐진 그물을 붙잡고
파닥파닥 부랴부랴 올라오는 무르익은 바다여
보아라 보아 너 사내라면 이 황홀경에 빠져 죽고 싶지 않느냐
간밤은 알밤으로 갔다, 눈썹들을 하얗게 휘날리면서
북상한다는 태풍에 눈조차 돌릴 틈 없다
SOS가 바다의 직언이라면
풍파의 전설은 어디까지나 진열과 나열로써 시장 바구니에
싱싱한 바다를 담는 것
바구니엔 경제와 정치가 그대로 담겨
단내를 확확 풍기며 그물을 당기면서 우리는 듣는다
가장 존엄스러워야할 인간의 가치는
나는 작고 적은 무엇이냐 보다 혁명적으로 누구여야 하는가
그것이다
사랑은 유치해야 다시 다실 맛이 있고
전투도 삶도 쫓겨야 악착같이 살맛이 나던 것
우리가 누구라 했지! 만선의 깃발을 미리 올린 선장의
검붉은 혓바닥에 붙어살던 욕설도 이름 모를 바닷새로 날아가고
호박아귀 입매에 사공들의 웃음이 머물 때쯤
피항을 가다 넋을 놓고 구경하는 중국 쌍끌이 선단들
나라와 나라 사이엔 배가 있었고, 만선만큼 빠른 배는 바다에는 없다
너 다시 이 배를 타고 싶다면
저 먹구름 속에 숨은 보름달도 부위로 건져 가자
태풍의 군단을 거느리고 돌아간다
자 이렇게 격랑을 타고 저절로 높아만 가는
우리가 누구였더라 바로
이것이다.

* 캔버스- 어류가 그물로 들어가기 용이하게 설치한 가로50M,세로2M의 휘장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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