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변주곡 / 이광석
바다는 제 혼자 다니는 길이 있다
고급 세단 같은 상어가 다니는 길을 비켜
토종 전어 고등어떼 마실 다니는 작은 골목길을 달빛으로 간다
세월의 파편이 된 낡은 기억들 하나 둘 사라지고
돌아갈 수 없는 낯선 길 앞에 바다는 지금 아프다
보아라 물 어디에도 내가 적실 그리움은 없다
각혈하듯 시의 꽃을 피우던 가포 겨울바다도
조개껍데기처럼 개펄에 엎드려 있다
바다가 마지막 종점인 사람들에겐 바다는 더 이상
내 줄 어깨가 없다 세상의 집들이 어둠에 업혀
잠들 때 밤새 뒤척이던 바다는 제가 숨겨놓은
옛길 하나 불러낸다 그 길섶에 문신처럼 박힌 묵은 통증,
등지느러미 날 세운 쪽빛 너울로 환급 받고 싶다
경남 통영시와 청마문학회가 공동으로 수상하는 올해 청마문학상 수상자와 수상작들이 선정됐다.
통영시는 제11회 청마문학상 수상작 본상에 이광석 시인(75)의 '바다 변주곡'이 결정됐다고 17일 밝혔다.
또 신인상에는 류인서 시인(50)의 '여우'와 박지현 시조시인(54)의 '저물 무렵의 시'가 각각 확정됐다.
지난해까지는 본상만 시상해왔으나 신진작가들의 창작 의욕 고취를 위해 올해 처음으로 신인상을 제정해 본상과 함께 시상한다.
본상은 3000만 원이 신인상에는 각각 1000만 원의 상금이 지급된다.
시상식은 통영문학제 개막식인 10월1일 통영시 강구안 문화마당에 마련된 무대에서 열린다.
'청마문학상'은 청마 유치환 시인을 기리고 한국문학 발전에 기여한 문학인의 창작의욕을 높이기 위해 통영시가 2000년부터 매년 시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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