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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집 / 김유선

 

 

그녀는, 자기는 숫자를 세지 않아서

혼자 있으면 빈집 지킨다고 한다

따르릉 전화가 오면

아무도 없다고 하니

그녀는 없는 셈,

빨래하고 청소하고 밥을 지었지만

집이 비어 있었으니

그녀가 할 일은

아무 것도 없는 것이 된다

아무도 없는 빈집에서

비어가는 제 몸

비어가는 자궁

비어가는 유방처럼

없어져가는 자신을

아무 것도 아닌 것처럼

망연히 쳐다보는 그녀.

 

 

 

은유의 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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