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예지 신인상/목포문학상 신인상

제4회 목포문학 신인상

가이사의 것은 가이사에게로 2013. 11. 7. 0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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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 이마가 단단하구나 / 심상숙

 

책상위에서 달그락거리는 약수터조약돌을 만지작거린다

조약돌에 깃든

멀어졌다가 다가오는 발자국소리

벽 쪽으로 돌아누우며 혼잣말을 끌어 덮던 친구

외국에 가족을 두고 오래 뒤뚱거리던 외발자국 소리

손바닥위의 차가운 체온이 묵직하다

모가 난 제 앞가슴에

약수 물 푸르도록 고여 있구나

약수터로 내딛는 길 위에 오독하니 얹혀져

아침을 밟고 내려서는 이를 뜻밖에도 뒤뚱거리게 하던

흔들리는 몸속에 기울지 않는

수평저울 추 하나씩 나지막이 매달아주던

기운달 다시 산 꼬리를 환하게 부풀어 오를 때면

약수터에 파문을 일으켰던 게 바로 너 였구나

산새소리 바람에 나부끼고

흰 눈이 싹을 틔우던 날

차가운 품 헤집어 슬며시

모난 가슴께로 따스하게 들쳐주던

숨 추수리던 이 머리맡에 앉아

떨리는 손바닥에 꼭 쥐어주고픈

들어서 놓을 때마다 맑은 소리로

중심을 향하여 날개를 다는 작은 조약돌

오래 밟힌

너의 흰 이마가 단단하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