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문학상/여수해양문학상
제14회 여수해양문학상 대상
가이사의 것은 가이사에게로
2012. 12. 16.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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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다는 것에 대하여 / 류순자
어둑한 귀가 길
대문 가까이 왔을 때
친구같이 뚱뚱한 함박눈이 내게 온다
대문 안으로 나랑 같이 들어오는 함박눈은
나하고 잘 통하고 웃는 든든한 친구처럼 반갑다
항상 잠긴 현관문 열쇠를 열고 들어와
문을 딱 닫는데 혼자다
문이란 항상 사람이 나갈 수도 있고
들어 올 수도 있는 것이다 생각하며
친구 맞이 찻자리를 마련하였다
사람 들어 올 시간이 걸려서 물은 다 끓었다
다관물소리를 맑게 들으며
세잔을 따랐다
한잔은 정적에게
한잔은 종일 비워둔 공간에게
한잔은 현관문으로 누가 들어오기를 기다리는 나에게
여수동백꽃이 붉은 이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