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회 난고문학상
제7회 김삿갓문학상 수상자에 정진규 시인이 선정되었다
김삭삿문학상 심사위원회(위원장 문효치)는 9월19일 수상자 선정을 발표하면서 “심사위원 모두가 정진규(71세) 시인의 시적 도모와 성취가 절정에 이르렀음을 주목했으며, 수상작인 「사물들의 큰언니」는 이 시대 우리 문학의 최대 성과의 하나라는 데에 공감했다.’며 수상자 선정 배경을 설명하였다.
정진규 시인은 시에 산문형태를 도입, 詩性과 散文性의 구체적 통합을 이루었으며 서정적 억양의 생명률과 환상의 파도가 있는 새롭고 견고한 詩美學을 구축하여 온 것으로 평가를 받고 있다.
고려대학교 국문학과를 졸업하고 1960년 동아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한 이래 15권의 시집을 낸 중진시인으로 한국시인협회장과 한양여자대학교 교수를 역임한 바 있으며 현재 월간「현대시학」의 주간을 맡고 있다.
김삿갓문학상은, 방랑시인 김삿갓(난고 김병연)의 문학적 업적과 시 정신을 기리기 위해 제정되었으며, 시상식은 10월1일 오후 영월군 김삿갓면 와석리 김삿갓문학관 광장에서 개최되는 제14회 난고 김삿갓문화제 개막식에서 상패와 상금 1천만원, 대표 시비까지 제작하여 제막식도 함께 진행한다.
사물들의 큰언니 / 정진규
모든 직속들 가운데는 第一番(제일번) 직속이 心腹(심복)이 반드시 있게 마련이다 모든 사물들의 큰언니가 반드시 있다 작은 언니들도 충실하게 따라 웃는다 부처님의 직속, 건달들이 대로변에서 공즉시색 색즉시공 열심히 탁발을 하고 있다 큰 느티의 직속, 매일 아침마다 첫 번째 햇살로만 첫물로만 쟁이고 쟁여 터뜨린 이파리들, 초록 金剛(금강)들로 큰 그늘을 드리우신다 공기의 직속, 바늘구멍까지 파고들어 고이고 고이는 들숨 날숨의 숨결들이 고랑을 내고 있다 저녁노을의 직속은 돌아오는 되새 떼들의 방향을 한바탕 그려내는 속도의 색채를 펼친다 패랭이의 직속, 눈이 오는 초겨울까지 홑겹의 꽃잎만으로도 오지 않는 사람의 길목을 지키는 사랑의 곁간을 지니고 있다 나의 직속, 바람들이 근간에 마른 풀들 전신으로 궁구는 벌판에서 고꾸라지고 있다 이럴 때마다 나는 直前(직전)을 예감한다 무엇이 다가서고 있는가 사물들의 큰언니, 작은 언니들아, 꽃피는 實體(실체)들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