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문학상/부경현상문예(부경대)

2010년 부경현상문예 시부문 당선작

가이사의 것은 가이사에게로 2012. 4. 5.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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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세랭게티

05학번 이지상


날카로운 수평선이 태양을 찌르고
영역을 침범하는 기척에 일어난다
치타는 앞 다리의 손목시계를 핥고
혓바닥 같은 넥타이를 죄어 맨다
물소 기차가 도착한다는 모래방송
검은 양복의 치타는 상아빛 이빨의
36년 세월을 마감한다.
어제는 치타의 동공에 사자가 꿰뚫렸다
사자의 송곳이가 그를 긴장하게 만든 것이다
한바탕 사자의 포효가 있었다
치타는 순간 고개를 낮게 깔고
두 앞발과 엉덩이를 넙죽 내밀었다
분위기를 조장한 먹이사슬조차
그 공간을 주시했다
그는 바닥에 널브러진 냄새를
서류가방에 주워 담았다
하이에나는 뼈대 없는 자리에
파리만 채워 오아시스를 몰아내려고 한다

21세기 세렝게티
이곳은 자신의 영역을 지키려는 동물들의
열기가 구석구석 가득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