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문학상/김달진문학상
제18회 김달진 문학상 / 엄원태
가이사의 것은 가이사에게로
2011. 7. 23.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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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방울 무덤 / 엄원태
아그배나무 잔가지마다
물방울들이 별무리처럼 맺혔다
맺혀 반짝이다가
미풍에도 하염없이 글썽인다
누군가 아그배 밑둥을 툭, 차면
한꺼번에 쟁강쟁강 소리 내며
부서져 내릴 것만 같다
저 글썽이는 것들에는
여지없는 유리 우주가 들어 있다
나는 저기서 표면장력처럼 널 만났다
하지만 너는 저 가지 끝끝마다 매달려
하염없이 글썽거리고 있다
언제까지고 글썽일 수밖에 없구나, 너는, 하면서
물방울에 가까이 다가가보면
저 안에 이미 알알이
수많은 내가 거꾸로 매달려 있다
물방울 무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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